학교에 있는 큰 화분에 무우씨를 뿌렸습니다. 예쁘게 싹이 나왔습니다. 이것을 화초처럼 자라게 하고 그 주위에 배추를 또 심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오니 당직 아저씨가 아주 열심인 것은 익히 알고 감사하지만 이 분이 예쁜 무우를 갈아엎고 그 자리에 좋은 배추모종을 가져다 심어버렸습니다. 이 분은 기왕에 할 것이면 아주 그럴듯하게 농사를 지으실 요량이었던 모양입니다.
겨우 싹만 트다가 황천으로간 무우를 조상합니다.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세상을 보는 관점의 차이는 이렇게 큽니다. 저는 애간장이 탄다는 말을 많이 하였지만 애가 끓는다고 알았습니다. 그러면서 애가 끓는 것에 의심을 하지 않았는데 애가 끓는 것이 아니라 애가 끊는 것인모양입니다. 그것을 단장이라고 한자로 씁니다. 어머니들은 애가 타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창자가 끊어진답니다.
이런 어미들의 아픔을 농단하는 자들이 세상을 더 아프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