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대구까지 오셔서
장곡의 향기를 안겨 주신 점에
감사해서 이렇게...
어디에 올릴지를 몰라서 이곳에...

















어느 옛 가락이 떠오릅니다.
흐르는 물소리 같은 옛 가락입니다.
심심산천 유유자적 골 따라 흐르는 그런 물소리입니다.

하나 급할 것 없는
다른 이들의 이목에 전혀 개념치 않는
무에 대수로울 것 없다는 배짱과 여유의 물소리입니다.

그냥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순리를 좇을 뿐
하등 세상의 허세에 속지 않고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아리랑 가락의 물소리입니다.

아버지 대부터
그 아버지 아버지
또 그 아버지 아버지 때부터
머리맡 잠결에 익숙히 들어오던
콧노래 타령조 같기도 한
한숨 같기도 하고
대숲 흔드는 바람 같기도 하고
지엄한 경계 같기도 하고
풀벌레 울음 함께 곁들인 단소소리 같기도 한

아주 오랜 옛날부터 있었던 듯한
앞으로도 변하지 않고
흐르는 물줄기로 세세만년(歲歲萬年) 이어질 듯한
그래서 마음 한켠이 든든해지는
어린 조약돌 함께 어우러지는 물소리입니다.

장곡중 교장 선생님과 선생님들은
대한민국 교육의 든든한 물소리입니다.
2012. 10. 27. 대구 팔공산에서 박영숙 드림